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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 진실을 유린한 대법원의 꼼수 판결을 규탄한다
 2014-12-29 10:23:54   조회: 5818   
 첨부 : 기자회견문-진실을 유린한 대법원의 꼼수 판결을 규탄한다.pdf (110863 Byte) 

진실을 유린한 대법원의 꼼수 판결을 규탄한다

2014년 12월 24일은 한국 사법의 역사에 또 한 번 큰 오점을 찍은 날로 기억될 것이다. 박정희 유신독재가 동아일보사 경영진과 야합해서 자유언론실천운동의 주역들을 폭력으로 추방한 지 40년이 가까워지도록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받아본 적이 없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관련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정의로운 판결과는 정반대인 선고를 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제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동아투위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사실상 원고 전원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다. 동아투위 위원들은 그 판결을 보고 경악했다. 최고법원이 합법을 가장한 꼼수 판결로 진실을 유린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담당재판부는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받은 원고들은 민법상 화해한 것으로 보아 소송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문제는 이미 항소심 4차, 5차 공판에서 피고 측(국가)이 문제를 제기하고 원고 측이 반박하며 치열한 다툼을 벌이다 피고 측이 스스로 주장을 철회함으로써 일단락된 사안이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법조문에만 매달려, 다른 재판에 미칠 파장을 도외시하고 기계적인 판단을 내렸다. 더구나 이 문제는 이미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심리 중에 있으므로 동아투위 사건에 대한 판결도 헌재의 심판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마땅한 것이다. 그런 사정을 익히 알고 있을 재판부가 서둘러 결론을 낸 배경에는 앞으로 나올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무시하겠다는 의도가 있거나 원고들에 대한 불공정한 판결을 하려는 저의가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재판부는 또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 규명을 신청한 원고들과 신청하지 않은 원고들을 차별하여, 신청하지 않은 원고들의 상고를 정당한 이유도 없이 기각했다. 진실화해위의 결정은 피고 전원이 아니라 단 한 명이 신청했더라도 그 효과가 해당자 전원에게 미치는 것임은 웬만한 중고생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같은 사안이 어떤 사람에게는 진실이 되고 어떤 사람에는 진실이 아니라면 그것은 진실일 수 없다. 손배소 1심과 2심은 박정희 정권 당시의 중앙정보부가 동아일보사에 광고탄압을 가하는가 하면 경영진에게 압력을 가해 원고들을 강제해고 하도록 했다는 진실화해위의 결정을 수용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권 성립을 인정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손배소의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상고심 재판부는 이 부분에 관해 시정잡배들이나 쓸법한 꼼수를 부렸다. 진실화해위에 규명 신청을 했지만, 그 이전에 생활지원금을 수령하지 않은 원고들만 일부러 추려 그들에 대해서는 시효가 살아 있으니 재판을 다시 하라고 2심법원에 되돌려 보낸 것이다. 언뜻 보면 청구권도 인정하고 소멸시효에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하급심이 도저히 자유롭게 판단할 수 없는 조건을 달았다. 동아일보사가 동아투위와 관련된 진실화해위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정부를 상대로 행정법원에 제기한 소송이 대법에 계류 중이므로 그 판결을 기다려 청구권 성립 여부를 다시 판단하라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동아일보사는 행정소송 1심과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상고심을 기다리고 있다. 그 재판은 하나마나 동아일보사가 승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진실화해위는 이미 존속기간이 지나 해체되었고 안전행정부가 그 뒤치다꺼리를 맡고 있지만, 대법원이 하급심의 판결을 파기환송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동아일보사는 1974년 10월 24일의 자유언론실천선언 이래 유신독재에 맞서 치열하게 싸운 기자, 프로듀서, 아나운서 등 113명을 1975년 3월 17일 폭력으로 몰아낸 이래,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서 정리해고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그러나 동아일보사가 경영난을 겪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다. <동아일보사사> 제4권은 1971년부터 동아투위 사건이 일어난 1975년까지는 물론이고 1980년대까지 한 번도 적자가 난 적이 없다고 자랑하고 있다. 동아일보사는 경영이 어려워서 대량해고를 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쫓겨난 언론인들의 100여개에 이르는 빈 자리를 곧바로 채웠다. 이렇게 움직일 수 없는 증거와 강제해고에 관한 관계자들의 증언 등이 손배소 상고심에서 얼마나 성의 있게 다루어졌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동아투위 입장에서 보면 국가도 동아일보사도 다 같이 가해자들이다. 가해자들끼리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강제해고를 안 했다고 발뺌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고심 재판부는 1·2심처럼 국가기구인 진실화해위의 결정을 판결에 적용했어야 한다. 차라리 상고심 재판부는 진실화해위 결정은 엉터리이므로 판결에 반영할 수 없어서 파기환송한다고 솔직하게 밝혔어야 마땅하다. 어차피 동아일보사의 행정소송에 대한 상고심도 대법원이 최종 판단할 것인데 무슨 까닭으로 하급심에 ‘뜨거운 감자’를 떠넘기려 하는가? 우리는 여기서 이번 재판의 주심을 맡은 신영철 대법관의 과거 행적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11월 6일, 민주당과 친박연대 등 야권 5당은 2008년 촛불시위 관련 재판 개입 논란을 빚은 신영철 대법관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바 있다. “서울지방법원장으로서 관련 사건들을 특정 재판부에 몰아주기 식으로 배당했으며 담당판사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 이전인 5월 15일에는 서울동부지법과 북부지법의 단독판사들이 회의를 열고 “신 대법관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결의했다. 그는 애초에 대법관으로 임명되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 우리는 퇴임을 앞둔 신영철 씨가 동아투위 손배소 상고심에서 정의롭고 합리적인 판결을 주도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도 악의적인 꼼수 판결의 주역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대법원을 떠난 뒤에 법조인이라는 이름으로 일하는 것을 국민대중이 막아야 한다. 동아투위와 언론노조는 이번의 황당한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자유언론을 의연히 실천하는 길로 매진할 것이다.

2014년 12월 2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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